가까운 지인이 스토킹 피해를 당했을 때, 저는 그 공포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지독한 것인지 직접 곁에서 목격했습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가해자가 어디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없었고, 출동이 이루어질 때쯤이면 이미 상황이 지나간 뒤였습니다. 그래서 법무부와 경찰청이 함께 추진하는 스토킹 위치추적 실시간 연계 시스템 소식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실시간 위치추적 연계, 무엇이 달라지나
제가 지인 곁을 지키던 그때, 가장 힘들었던 건 '가해자가 지금 어디 있는가'를 아무도 몰랐다는 점이었습니다. 온 가족이 교대로 보초를 섰지만, 24시간을 빈틈 없이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경찰에 신고하면 문자 신고인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 방식으로 위치 정보가 전달되어 112 상황실이 이를 다시 확인하고 출동을 지령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MMS란 문자와 이미지, 위치 데이터 등을 함께 전송하는 방식인데, 쉽게 말해 담당자가 직접 내용을 열어 확인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그 몇 분이 현장에서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에 경찰청과 법무부가 추진하는 시스템은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꿉니다. 전자장치 부착(전자발찌 착용)을 명령받은 고위험 스토킹 가해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가 법무부 위치추적관제센터와 경찰 112시스템 사이에서 실시간으로 자동 공유됩니다. 여기서 위치추적관제센터란 전자장치 착용자의 GPS 신호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경보를 발령하는 전담 기관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이 경보가 경찰에 전달될 때 사람이 개입하는 단계가 있었지만, 새 시스템에서는 경보가 발령되는 즉시 112시스템에 자동 접수되고 출동 지령까지 이어집니다.
또한 현장으로 출동하는 경찰관이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와 이동 경로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기존에는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도 가해자가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알 수 없어 대응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접근금지 명령(잠정조치 또는 피해자 보호명령)을 위반하거나 전자장치를 훼손하는 순간, 그 정보가 즉각 현장 경찰관 손에 쥐어지는 셈입니다. 접근금지 명령이란 법원이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주거지, 직장, 학교 등 특정 장소에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법적 조치입니다.
이 시스템 구축에는 총 42억 300만 원이 투입되며, 경찰청과 법무부가 각각 33억 900만 원, 8억 9400만 원을 분담합니다. 스토킹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제도는 2024년 1월 12일 시행 이후 전자장치 착용 중인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위해를 가한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이 통계는 제도 자체의 억제 효과를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고, 동시에 시스템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야 할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번 사업의 핵심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법무부 경보 발령 → MMS 문자로 경찰 전달 → 112 상황실 수동 확인 → 출동 지령
- 변경: 법무부 경보 발령 → 112시스템 자동 접수 및 지령 → 출동 경찰관 실시간 위치 확인

제도의 한계, 그리고 우리가 놓치면 안 되는 것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넘도록 연계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요. 지인이 피해를 당했을 당시, 저는 당연히 경찰과 법무부가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을 거라 막연히 믿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두 기관이 각자 독립된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문자 메시지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었다니, 그 간극이 꽤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개선은 분명히 옳은 방향입니다. 그러나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볼 필요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잠정조치(법원이 형사 절차 중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에게 내리는 임시 처분)나 보호명령 결정을 통해 전자장치를 부착하게 된 '고위험 가해자'에게만 해당됩니다. 여기서 잠정조치란 스토킹 피해자의 신청이나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판결 확정 전에 임시로 내리는 처분을 말합니다. 경고장, 접근금지, 전자장치 부착 등의 단계가 있습니다.
문제는 스토킹 피해의 상당수가 이 단계에 이르기 전, 초기 신고 이후 아직 법적 처분이 내려지지 않은 공백 기간에도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는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피해가 심화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출처: 경찰청). 제가 직접 지켜봤을 때도, 지인이 처음 신고하고 법적 처분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가장 불안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자들은 이번 시스템의 혜택을 직접 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인프라만큼 사람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위치추적관제센터의 야간·주말 모니터링 공백이나, 일선 경찰서의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아무리 정교한 연계 시스템도 반쪽짜리가 될 수 있습니다. 실시간 경보가 자동으로 전달된다 해도, 받아서 즉각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면 결국 사후대응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시스템 구축과 함께 전담 인력 확충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시스템이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수단이 되려면, 다음 과제들이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 전자장치 미부착 단계의 스토킹 피해자를 위한 별도 조기 경보 체계 마련
- 위치추적관제센터 및 112 상황실의 24시간 전담 인력 확보
- 현장 경찰관 대상 스토킹 대응 전문 교육 강화
-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 접근을 실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는 피해자용 알림 체계 검토
이번 연계 시스템이 완성되는 올해 12월이 스토킹 피해자 보호의 완성점이 아니라, 더 촘촘한 보호망을 향한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인이 그 공포 속에서 버텨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단 한 명의 피해자도 제도의 틈새에서 혼자 남겨지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진심으로 큽니다. 이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앞으로도 지켜볼 생각입니다. 혹시 주변에 스토킹 피해를 입거나 위협을 느끼는 분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112 또는 여성긴급전화 1366에 먼저 연락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