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 AI 정책 1년 (R&D 생태계, AI 경쟁력, 모두의 AI)

by news72331 2026. 6. 8.

한국이 스탠퍼드대 AI 인덱스(AAII) 기준 AI 경쟁력 세계 3위를 기록했습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반가우면서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숫자는 화려한데, 과연 연구 현장에서도 그 온도가 느껴지는지 제 경험과 비교해 보고 싶었습니다.

R&D 생태계, 정말 달라지고 있는가

대학원 연구실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시절, 저는 연구보다 서류와 씨름하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2171개에 달하던 행정서식은 상징적인 숫자가 아닙니다. 실제로 과제 하나를 시작하려면 제출 서류만 수십 종이었고, 그 무게에 치여 정작 실험실에 앉아 있는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R&D 예산을 늘리면 연구 환경이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예산 규모보다 그 돈이 어떤 구조 위에서 집행되느냐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이번에 편성된 R&D 예산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35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여기에 더해 PBS(연구과제중심제도) 폐지와 행정서식 90% 이상 간소화(2171개→154개)가 맞물린 점이 저는 더 반갑습니다. PBS란 연구자가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외부 과제를 수주해야 하는 구조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연구자가 생존을 위해 돈 되는 과제만 쫓게 만드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구조 안에서는 도전적인 기초연구보다 단기 성과가 보장된 안전한 과제가 선택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R&D 예비타당성제도도 18년 만에 폐지되었습니다. 예비타당성제도란 대규모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 경제성과 타당성을 갖추는지 사전 심사하는 절차로, 그동안 사업계획서 제출부터 예산 배분까지 평균 2년이 소요되던 것을 5개월로 단축한 셈입니다. 기초연구 예산도 전년 대비 17% 늘어난 2조 7400억 원이 투입되고, 신규과제 수도 3772개에서 7022개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되었습니다(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가 직접 체감했던 답답함이 제도적으로 해소되는 방향이라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현장 연구자들이 이 변화를 실제로 체감하려면 제도 폐지 이후 운영 방식이 얼마나 빨리 안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AI 경쟁력

AI 경쟁력 3위, 외형과 내실 사이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 장을 확보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GPU란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핵심 연산 장치로, 원유에 비유하면 정제 설비에 해당합니다. 이 인프라 없이는 대형 AI 모델 개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기본법을 시행했고, AI데이터센터 특별법까지 제정하며 법적 기반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AI 풀스택(Full-Stack) 기술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는데, 풀스택이란 AI 모델, AI 반도체, 서비스까지 한 묶음으로 구성된 독자적 기술 체계를 의미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단순 소비국이 아닌 기술 수출국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AI 경쟁력 순위라는 지표가 실제 원천기술 자립도를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GPU 26만 장도 대부분 엔비디아 제품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하드웨어 인프라 확보가 곧 기술 자립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이 자체 AI 반도체 설계와 제조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키우느냐가 진짜 경쟁력의 척도가 될 것입니다.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체계 확산도 이번 정책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로트러스트란 내부 사용자를 포함해 어떤 접근도 사전에 신뢰하지 않고 매번 검증하는 보안 개념으로, 고성능 AI가 확산되는 환경에서 사이버 위협 대응의 기반이 됩니다. 이 방향 자체는 맞지만, AI 기본법 시행과 함께 딥페이크 생성물 식별이나 저작권 침해에 관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번 정책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AI기본법 시행: 세계 두 번째 AI 일반법, 2025년 1월 발효
  • GPU 26만 장 확보: 국가 AI 연산 인프라 기반 구축
  • AI데이터센터 특별법: 규제 완화로 민간 투자 유도
  • AI 풀스택 기술 해외 진출: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시장 교두보 마련
  • 제로트러스트 보안 체계 구축: 고위험 AI 사이버 위협 대응 강화

'모두의 AI'가 진짜 모두를 위한 것이 되려면

이번 정책에서 제가 생활 밀착형으로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는 AI보다 오히려 데이터 안심옵션 확대였습니다. 기존에는 중·고가 요금제에서만 데이터 소진 후 기본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전체 요금제로 확대되어 메신저와 내비게이션은 데이터가 다 떨어져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취업 준비 기간 동안 통신비 절감이 절실했던 저와 주변 청년들에게 이 변화는 숫자로 표현되는 정책이 아니라 실제 생활비 부담 완화로 직접 느껴졌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본 통신권 보장이라는 방향은 제 경험상 의미 있는 정책 감각으로 보입니다.

'모두의 AI 프로젝트'는 독자 AI 모델 기반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AI디지털배움터도 기존 37곳에서 69곳으로 늘려 AI 활용 교육 인원을 130만 명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출처: 스탠퍼드 HAI). 서비스 보급 자체보다 실질적인 활용 능력을 키우는 교육 인프라가 함께 간다는 점은 좋은 방향입니다.

다만 '모두의 AI'가 진짜 모두를 위한 것이 되려면,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이 AI 결과물을 맹신하지 않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함께 강화되어야 합니다. 보급 속도만큼 책임 교육의 속도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지난 1년은 제도의 뼈대를 세운 시간이었습니다. 그 뼈대가 실제 연구자와 국민에게 살이 붙기 시작하는 것은 이제부터입니다. PBS 폐지와 행정 간소화가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는지, GPU 인프라가 원천기술 자립으로 연결되는지, AI 규제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는지를 2년 차에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참고: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